홍콩과 마카오의 정식 명칭은? - 일국양제(一國兩制)에 관하여

Posted by 자유정의설리
2015. 2. 21. 15:48 九龍 : 홍콩 여행


홍콩의 정식 '국명'은 어떻게 될까요? 홍콩은 일단 나라가 아니라 '특별 행정구'의 형태를 띄기 때문에, '국가'라고 하면 약간 어폐가 있습니다. 홍콩의 정식 명칭은 '중화인민공화국 홍콩특별행정구(中華人民共和國 香港特別行政區)'입니다. 광동어로 읽으면 '쫑와얀만꽁워궉 헝꽁딱빗항찡쿼이(hoeng1 gong2 dak6 bit6 hang4 zing3 keoi1)' 정도가 되겠네요 영어로는 Peoples' Republic of China, Hong Kong Special Administration Region (S.A.R.)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마카오의 정식 명칭 또한 '중화인민공화국 마카오특별행정구(中華人民共和國 澳門特別行政區)', 광동어로 읽으면 '쫑와얀만꽁워궉 오우문딱빗항찡쿼이(ou3 mun4*2 dak6 bit6 hang4 zing3 keoi1)'입니다. 영어로는 Peoples' Republic of China, Macau Special Administration Region이구요, 각각 줄여쓰는 법은 香港特區,澳門特區로 줄여 쓰곤 하죠. 주로 이 표현은 홍콩의 행정부, 즉 '정부'를 일컫는 말입니다.



홍콩과 마카오, 그리고 일국양제



    



홍콩과 마카오는 모두 중국이지만 중국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깁니다. 분위기 뿐만 아니라 제도 또한 독립적으로 입법, 행정, 사법을 운용하고 있죠. 즉 홍콩과 마카오에는 각각 입법회, 행정부, 법원이 중국 본토와는 별개로 존재합니다. 이는 홍콩과 마카오의 슬픈 역사, 즉 식민지배를 받은 역사가 있기 때문인데요, 홍콩은 1997년까지 영국의 식민지였고, 마카오는 2000년까지 포르투갈의 식민지배를 받았습니다. 즉 당시에는 '총독(Governer)'을 두고 있었는데요, 워낙 두 지역이 중국 본토와 정서도, 물가도, 생활 양식도 다르기 때문에 일국양제(一國兩制)라는 독특한 제도를 도입하게 됩니다. 외교, 군사에 관해서는 중화인민공화국의 통치를 받지만 기타 제도에 있어서는 홍콩과 마카오의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인정한다는 내용인데요, 만약 중화인민공화국의 대륙 정부를 중심으로 대만(중화민국)이 병합된다면 이런 형태를 잇지 않을까 하는 논의가 있습니다. 



중화인민공화국 여권 홍콩 여권 마카오 여권 대만 여권


대륙거민 대만통행증 홍콩/마카오 거민 대륙통행증 대만거민 대륙통행증


일국양제라는 독특한 제도때문에 홍콩은 '중국 땅인듯 중국 땅 아닌 중국 같은 너~'인데요, 홍콩과 중국은 경계선을 정해두고, 출입경심사를 별도로 합니다. 즉, 홍콩에서 중국 대륙의 심천으로 넘어갈 때에, 중국 대륙에서 홍콩으로 비행기를 타고 올 때에, 혹은 마카오에서 홍콩을 갈 때에, 마카오에서 중국 대륙의 주하이로 넘어갈 때에 모두 출입경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중화인민공화국 소속이기 때문에 중국인들과 홍콩인, 마카오인들은 '여권'을 쓰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통행증을 발급받아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웃긴 점은, 홍콩 사람이 중국을 방문할 때 쓰는 통행증은 복수로 발급되지만 중국인이 홍콩을 방문할 때에 쓰는 통행증은 단수로 발급된다고 해요. 이러한 통행증은 대만 사람(중화민국 국적자)이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하네요.


또한 일국양제 덕에 홍콩과 마카오, 그리고 중국에 대한 무비자 혜택 등도 달라지는데요. 우리나라 사람이 홍콩/마카오를 방문할 때에는 별도로 비자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여권과 왕복 항공권만 있으면 홍콩, 마카오를 자유롭게 출입국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중화인민공화국(대륙)을 방문할 때에는 반드시 비자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여행사를 통해서 발급받아야 하며, 수수료가 꽤 비쌉니다. (그런데 미국인은 그것보다 2, 3배는 비싸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제가 듣기로는 단수 비자가 1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홍콩과 마카오의 반환




홍콩과 마카오는 각각 1997년 7월 1일 자정, 1999년 12월 20일 자정을 기해서 영국과 포르투갈령이 아닌 중국령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50여년간, 그러니까 2047년 6월 30일과 2049년 12월 19일을 기해서 완전히 통합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실제로는 학자들에 따르면 이 시점에도 여전히 통합되지 못한 부분들이 많다면 50년간 다시 일국양제가 연장되는 것으로 보는 학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뭐, 그때 가서 어떻게 되는지 보면 알겠죠. 




홍콩의 반환에 관해서는 영화 <무간도2>(無間道2)에서 잘 나타내고 있어요.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점은 1997년, 홍콩의 반환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죠. 그래서 홍콩의 반환과 관련한 홍콩 사람들의 의식이 잘 나타나 있는 영화에요. <무간도> 시리즈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 영화는 정체성의 혼란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요, 즉 '영국 식민지'로서의 홍콩, '중국인'으로서의 홍콩인, '홍콩인'으로서의 홍콩인 등 정체성의 혼란에 대해서 잘 표현해주고 있는 영화라고 합니다. 범죄 영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은 홍콩인의 정체성에 관한 영화인거죠. 영화 제목부터 'Internal Affairs', 즉 내부의 갈등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나중에 영화 리뷰에서 한번 다뤄보도록 할게요.


홍콩 사람들은 자신을 홍콩사람으로 생각하지 중국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중국 사람들이 들으면 발끈할 수 있는 발언이지만, 홍콩인으로서의 정체성은 독특한 편에 속합니다. 영국에도 속하지 못하고 중국에도 속하지 못한 나름의 정체성이 있고, 그러한 감수성들이 홍콩 영화만의 특징이자 매력입니다.


하지만 중국 측에서는 '애국 교육'을 통해 중국의 일부로서 받아들이기를 원하고 있어요. 중국 측에서는 홍콩도 중국의 일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 애국가를 틀듯, 홍콩의 대표적인 방송사인 TVB에서도 중국 국가를 틀어줍니다. 한번 영상 보시죠. 물론, 이전에는 영국 국가 (God, Save the Queen)을 틀어줬었습니다.




웅장한 국가가 인상적이죠? 맨 앞에 광동어로 나오는 문장은 '國家不斷進步,轉變得越來越好。我身為中國人,感到很自豪'입니다. 해석하면 "국가는 진보를 멈추지 않고, 변화는 갈수록 좋아집니다. 나는 중국인이고, 이에 자부심을 느낍니다."인데요, 또 다른 버젼을 보면요,




이 버전에서는 '河山錦繡,氣象萬千,國家發展,欣欣向榮'라고 합니다. 해석하면 "강산이 아름답고 경치가 장관인데, 국가는 발전하고 무성히 영광을 향한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네요. 내용에서는 전반적으로 홍콩의 것보다는 중국 대륙의 내용들이 강하게 들어가 있는게 보이시나요?


중국 정부의 방향이 이러한데, 홍콩 자체적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하고 있을까요? 홍콩 정부에서는 家是香港(HK:Our Home)이라는 캠페인을 시행했었어요. 그로서 홍콩사람들의 홍콩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을 끌어올릴려고 했는데, 홍콩 사람들의 반응은 (정부측에 따르면) 좋았다고 하네요.




마치며...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부분들만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일국양제라는 제도는 1980년대에 덩샤오핑이 주창한 중국 통일의 방안이에요. 현재 대륙 정부에서 대만에도 이런 방식으로 통일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현재 전반적인 중국 정부측의 방향은 점진적인 완전한 통합을 원하는 방향인 것 같네요. 2047년까지 앞으로 약 30년정도가 남았는데 과연 30년 뒤에는 홍콩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 했었고, 그래서 이 포스팅을 해 보았습니다.